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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론다바엔 마다가스카르 최고의 관광 상품 바오밥 나무와 칭기, 키린디를 여행할 수 있는 지리적 이점 때문에 여행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같이 다니는 마유코에 의하면 일본 블로그에는 어떤 삐끼가 좋았고, 어떤 삐끼가 실망스러웠는지의 정보들이 꽤 있는 것 같았지만 한국 인터넷 상에서는 그러한 정보를 찾기 힘들었다. 그래서 조심스럽지만 오늘 내가 투어를 계약하면서 만났던 3명의 사람들에 대한 최대한 중립적인 정보를 적어보려고 한다.

 

1) 깁스(Gibs)

어제 Trecicogne 숙소를 찾아갈 때부터 따라와서부터 오늘 하루종일 우리를 따라다니며 다른 사람과 계약하지 않을까 감시하던 남자다.-_-;

이 남자에게선 어떠한 투어도 계약하지 않아서 투어의 질이 어떨지는 솔직히 말할 수 없다. 하지만 무엇을 물어보든 꽤나 사실과 근접하고 유용한 정보들을 알려준다. 하지만 가격을 대체로 세게 부르기 때문에 우리는 이 남자와 계약하지 않았다.

소니와의 관계가 그리 좋은 편은 아닌 것 같다.

 

2) 소니(Sony)

몸이 조금 불편해서 한 눈에 딱 알아볼 수 있는 남자다. 가끔 무슨 말을 하는지 잘 못 알아듣게 말할 때가 있는데, 그게 몸이 불편해서인 것 같기도 하고 알코올 중독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

일본 관광객들 사이에서는 꽤나 유명해서 모론다바에 가는 길에 마유코가 이 남자만큼은 무조건 피하자고 했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우리는 이 남자와 바오밥+키린디 투어를 계약하고 말았다.

일부 일본 관광객은 이 남자에게 굉장히 만족하였으나, 다른 일부 관광객들은 큰 트러블에 휩쌓였다고 한다. 예를 들면, 계약금만 받고 다음 날 아침에 안나타났다던지… 그래서 이 남자 때문에 모론다바 경찰서에 간 일본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_-;

다행히 우리는 이 남자에게서 (기대했던 것 보다는) 괜찮은 투어를 받았다. 그럴 수 있었던 이유는 투어를 협상할 때 우리가 만족한 만큼 팁을 주겠다고 유혹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 남자를 추천하지는 않는다. 일단 너무 리스키하다. 알코올 중독이기 때문에 언제 술에 취해 다음 날 아침에 나타나지 않을지 모른다. 그리고 투어 중간중간에 자꾸 숨어서 술을 마시는데 술 냄새도 술 냄새지만, 나중에는 자기가 했던 말도 기억 못하고 횡설수설하기까지 한다.-_-; 우리는 그저 바오밥만 보면 되고, 키린디는 전문 가이드가 있었기 때문에 그럭저럭 만족한 상태로 투어를 마칠 수 있었던 것 같다.

소니의 단 한 가지 장점은 투어 가격을 3명 중에서 가장 저렴한 수준까지 협상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우리가 계약한 것이기도 하고..

 

3) 모건(Morgan)

유일하게 사무실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일부 일본과 중국 여행사와도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신뢰할 수 있다. (그리고 말하는 모습만 봐도 어느정도 신뢰가 간다)

끊임없이 공부하고, 연습하고.. 그런 사람이라 그런지 나름 대화 주제도 다양하고 위트가 있어 재밌다.

마유코는 이 남자에게 모론다바에서 툴리아(Tulear)까지 가는 교통편을 알아봐달라고 요청했는데 단 하루만에 도착하는 4x4 차량을 거의 택시 부르스와 같은 가격에 구해다 줬다.(마유코가 운이 좋기도 했다)

단점은 가격을 조금 높게 부른다는 것인데 협상만 잘한다면 합리적인 수준으로 깎을 수 있다. 이건 각자의 능력에 달린 일.

마지막 모론다바를 떠날 때 택시 부르스를 이 남자를 통해서 끊었는데 적당한 이익을 얻게 해줬더니, 미안했는지 다음 날 릭샤를 태워 택시 부르스 정류장에 데려다 주고 아침도 사주고 그랬다.-_-;

 

이 세 남자 외에도 여러 사람들이 있는 것 같은데 내가 접촉했던 사람은 오직 이 3명 뿐이다.

 

 

아무튼 우리는 3명에게서 가격과 조건들을 비교해보면서 고민한 끝에 소니와 바오밥(일출, 일몰 포함)+키린디 투어를 계약했고, 그 외에 나는 모건으로부터 베코파카(Bekopaka)로 가는 차량과 운전사를 계약했다. 마유코는 칭기에 흥미를 느끼지 않았고, 칭기를 보는데 3일이나 소요되는 것에 부담을 느껴 우리는 내일 투어를 마친 뒤 헤어지기로 했다.

 

내일 투어를 하는 동안 먹을 음식을 사기 위해 시장에 갔다.

 

그리고 우리도 먹었다. 시장 안의 식당들은 깨끗하고 맛있고 저렴했다.

 

모론다바 시내 구경도 했는데 작은 도시였다. 중간에 은행이 보여 돈도 조금 찾았는데, 베코파카에 가서 이때 돈을 충분히 인출하지 않았음을 후회하고 말았다.

 

ATM과 환전

ATM: 마다가스카르에는 큰 도시에만 ATM이 있기 때문에 만약 현금 카드를 들고 와서 ATM에서 돈을 출금해서 쓸 여행자들은 다음 목적지에 ATM이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일례로 칭기 국립공원의 베이스 캠프가 되는 베코파카에는 ATM이 없고, 이살루 국립공원의 베이스 캠프인 레노히라(Ranohira)에도 ATM이 없다. 따라서 현금이 없어 굉장한 낭패를 볼 수도 있기 때문에 항상 충분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좋다.

환전: 마다가스카르는 프랑스 여행자들이 많이 오기 때문인지 달러보다 유로를 환전하기 쉽다. 어느 마을에서는 달러를 환전할 수 없는 경우도 있으니 유로를 챙겨오는 것이 좋다.

 

내일을 위한 장을 다 본 우리는 바닷가로 향했다. 모론다바는 해안가에 위치한 도시였지만 우리는 하루종일 투어협상을 하는 바람에 바닷바람을 거의 쐬지 못했다. 원래는 수영복을 가져가서 해수욕을 즐기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물이 깨끗하지 않은 것 같아서 그냥 발만 담구고 카페에서 수다를 떨었다. 수다의 내용은 대부분 오늘 만났던 세 명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리고 우리가 영어로 대화하기 때문에 저들과 같이 있을 때 비밀스럽게 의사소통을 할 수 없었던 것이 힘들었다며 서로 하소연을 했다.

 

이제 오늘 남은 마지막 할 일. 어제 갔던 레스토랑에 가는 것이다. 오늘을 정리해 보면 투어를 예약한 것 외에는 장소를 옮겨다니며 먹기만 한 것 같다.

어제 레스토랑의 간판. 작은 글씨로 예전 이름인 Chez Alain이 적혀있다.

 

오늘은 랍스타가 눈에 띄어서 시켜보았다. 그리고 난 이렇게 크고 제대로 된 랍스타를 태어나서 처음 먹어보게 되었다.

 

옆에 있는 생선도 가격(13,000아리아리, 4,800원)에 비해 엄청 크고 괜찮았지만 랍스타에 완전히 뭍혀 버렸다. 우리는 연신 감탄사를 내뱉으며 랍스타를 폭풍흡입했다. 이제야 사람들이 왜 랍스타 랍스타 노래를 부르는지 알 것만 같았다.

 

배터지게 저녁을 먹고 난 우리는 숙소로 돌아갔다. 하지만 오늘도 숙소의 와이파이가 안되어 우리는 Baobab café라는 근사한 호텔에서 주스 한 잔을 마시며 안타나나리보를 떠난 지 이틀만에 인터넷 세상을 다시 마주할 수 있었다. 짧은 시간 동안 우리는 인터넷 상의 정보를 수집하는데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다. 나는 소니에 대한 어떠한 정보도 찾을 수 없었지만, 마유코는 소니에 대한 악평을 끊임없이 찾아냈다. 우리는 내일 있을 투어를 별 탈 없이 즐길 수 있을지 점점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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