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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와 마찬가지로 Kalulu backpackers는 아침 이른 시간에는 단수와 정전이었다. 아마 밤시간에는 일부러 전기와 수도를 끊는 것 같다.

 

어제 나미비아 대사관 직원이 오늘 다시 오면 비자 업무를 처리해주겠다는 말에 어제와 같은 방법으로 나미비아 대사관에 찾아갔다. 어제와 같은 방법으로 가면 재미없으니까 오늘은 미니버스를 타고 Crossroad에서 내렸다.(Crossroad는 쇼핑몰 이름입니다.) Crossroad로 간다고 하니 5.5콰차였다. 씁.. 여러분 그냥 우드란츠 몰(Woodlands mall)로 가세요. 0.5콰차 더 쌉니다…

 

나미비아 대사관에 도착하니 비자 업무 담당 직원이 오늘(수요일)은 비자 업무를 하지 않으니 관련 서류를 줄 수 없다고 했다. 내가 어제 어떤 여직원을 만나서 오늘 다시 오라는 말을 들었다고 설명하니 그제서야 관련 서류를 주었다. 그렇게 서류를 받아 작성하고 있는데, 굳이 비자 업무 담당 직원이 전화해서 그 여직원한테 확인 전화를 했다. 잠시 후 어제 만났던 여직원이 나타나더니 내가 언제 오늘 비자 신청을 받아준다고 했냐고 청천벽력 같은 말을 했다. 한참을 대화한 뒤에야 우리의 의사소통이 잘못 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그 여직원은 '너 이미 비자 신청했어?(Are you already apply?)라고 말한 것을 나는 '비자 신청할 준비 됐어?(Are you ready to apply?)로 들었던 것이다.-_-; 씁... 내가 already를 ready로 들은 잘못은 있지만 Have로 물어야 하는거 아닌가!? 이 글을 읽는 여러분, 영어 중요합니다. 공부 열심히 하세요.ㅠㅠ

아무튼 그 여직원은 이미 신청한 비자는 오늘 줄 수 있지만 비잔 신청은 오늘 안된다고 못을 밖았고, 나는 손이 발이 되도록 부탁해보았지만 소용이 없었다. 대신 내일 아침 일찍(9시) 신청하면 내일 당일 비자를 발급해준다는 약속을 받았다. 내일 비자를 받는다면 계획했던 대로 목요일에 비자를 받는 것이다! 비록 두 번의 헛걸음을 했지만 어쨌든 비자만 예정대로 받을 수 있다면 좋다. 나는 언제 그랬냐는 듯 기분이 좋아진 상태로 나미비아 대사관을 나섰다. 나란 인간… 참 단순한 인간…

 

오늘은 어제와는 반대 방향으로 나서 우드란츠 몰을 구경하기로 했다. 우드란츠 몰에는 중국인이 운영하는 아시아 식품점이 있는데 한국 라면도 있고 각종 그리운 음식 재료들이 많다. 하지만 나는 숙소의 식기도구가 너무 더럽기 때문에 요리할 음식들을 사진 않았다. 대신 Pick N Pay에서 500ml 아이스크림 한 통을 사서 퍼먹었다. 아이스크림은 잦은 정전이 이미 몇 번은 녺았다가 다시 얼은 상태였지만, 오늘의 헛걸음을 잊을 수 있는 달콤함은 여전했다.

 

미니버스를 타고 타운으로 돌아와 카이로 거리(Cairo Rd.) 주변을 돌아보았다. 루사카(Lusaka)는 볼 것이 쇼핑몰과 시장들 밖에 없는 것 같고, 시골이 아닌 도시여서 사람들과 부딪히는 재미도 덜한 것 같다. 내일 비자를 받으면 최대한 빨리 루사카를 떠나기로 결심했다.

나는 갑자기 어제부터 작동하지 않는 보조배터리를 대신할 것을 사려고 했지만 카이로 거리 주변에서는 살 만한 곳이 보이지 않았다. 내일은 비자를 받으면 루사카에서 가장 크다는 만다 힐(Manda hill) 쇼핑몰에 가야겠다. 그곳에서는 보조 배터리를 살 수 있겠지..

아무튼 카이로 거리를 걷다가 허기가 져서 KFC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루사카 KFC에는 시마 딜(Nshima Deal)이 있었다! 패스트푸드 점에 가도 그 지역 특산 음식에 도전하는 나로서는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가격도 착하다! 21콰차라니!

 

시마 딜은 생각보다 푸짐했다. 음식을 좀처럼 남기지 않는 나도 시마 반쪽을 남길 수 밖에 없었다.

 

KFC에서 배를 채우고 숙소로 돌아가려는데 삼성 현수막이 둘러진 큰 건물이 눈에 띄었다. 왠지 저 곳에 가면 전망대가 있을까 싶어 방문해 보았지만 전망대 따위는 없고, 외부인의 출입도 금지되어 있었다.

 

 

숙소로 돌아가 씻은 뒤(아침에 단수 때문에 씻지도 못하고 나왔다), 레비 몰(Levy mall)에서 시간을 때우기로 했다. 숙소도 와이파이가 되지만 왠지 숙소에 틀어 박혀 있고 싶지 않았다.

 

레비 몰에서 와이파이로 인터넷 좀 하다가 일기도 쓰다가 데보네어스 피자에서 세 겹으로 된 피자를 먹었다. 릴롱궤에서 맛있게 먹었던 기억에 또 사먹어 보았으나, 내가 치즈를 너무 많이 올렸는지 그 때 그 맛이 나지 않았다. 하긴 그 때는 하루종일 굶다가 먹었던 피자고, 지금은 시마 딜이 아직 꺼지지 않은 상태로 먹은 피자니 다를 수 밖에.. (사진은 치즈가 과도하다. 내가 치즈를 2개 더 추가했기 때문이다. 원래는 먹음직스럽다. 사진을 보고 이 피자는 아니라고 생각하지 마세요.ㅠㅠ)

 

저녁에 숙소로 돌아와서 첼시와 파리 생제르망의 챔스 경기를 봤다. 어제 경기와는 달리 꿀잼 경기였다. 즐라탄의 활약으로 파리 생제르망이 8강에 진출했다. 비자 때문에 루사카에 3일이나 머무르고 있지만 다행스럽게도 챔스 주간이어서 하루하루 지루하지 않게 보내는 것 같다. 참 운이 좋다.

 

칼룰루 백패커스에는 모기가 참 많다. 축구 경기를 보면서 발등에 10방도 넘게 물린 것 같다. 만약 내가 말라리아에 걸린다면 잠비아에서 물린 모기 때문일 것이다. 오늘 아침 10시까지 나미비아 대사관에 가는 것도 힘들었는데 내일은 9시까지 가야한다. 같은 길을 두 번 가는 것도 지루했는데, 삼일 연속 가야한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답답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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