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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거의 하루종일 버스 안에 있었다. 아침 5시 40분에 Dar express 버스정류장으로 가서 10시간 동안 이동한 끝에 다르에스살람(Dar es salaam)에 도착했다.

Dar express의 가장 좋은 버스를 탔는데(33,000실링), 버스가 그렇게 환상적으로 좋지는 않다. 그래도 더우니 에어컨은 틀어주고, 중간에 비스켓과 시원한 음료수 한 병을 줬다. 그것도 모르고 중간에 콜라를 샀는데.. 탄산음료 두 병은 나에겐 너무 많다.

10시에서 11시쯤 점심 시간 20분 정도를 준다. 이점은 에티오피아 로컬버스와 비슷하다. 점심을 아직 다 못 먹었는데 버스가 출발해서 남은 감자칩을 버리고 가려했더니 어떤 아저씨가 버스 안에서 먹어도 된다며 챙겨줬다.

탄자니아의 버스도 에티오피아 처럼 뮤직비디오를 틀어주는데 CCM, 탄자니아 대중가요, 그리고 인도 영화에 삽입된 음악을 틀어준다. 인도 음악의 비중이 꽤나 높았는데 탄자니아는 인도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내가 좋아하는 샤룩 칸은 거의 모든 뮤직비디오에 나와서 좋았다. 탄자니아의 찬송가는 굉장히 특이한데, 뭐라 설명할 길이 없다.. 직접 탄자니아에 와서 보세요..ㅠㅠ

다르에스살람은 포스타(Posta)라는 지역에 외국인들이 몰려있다. 잔지바르로 가는 페리 선착장이 그곳에 있기 때문이다. 나는 당연히 포스타에서 내려주는 줄 알았는데 우붕고(Ubungo)라는 지역에 내려줬다. 포스타에서 달라달라로 3-40분 거리. 다르에스살람을 떠나는 버스도 이 우붕고에서 탄다고 하니 참고하도록. 달라달라는 400실링. 다르에스살람의 달라달라는 고정 가격인 듯 하다.

원래 오늘의 희망사항은 3시 전에 다르에스살람에 도착해 3시 30분 마지막 페리를 타고 잔지바르로 이동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럭셔리 버스가 너무 늦게 도착해(4시) 페리를 탈 수 없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무거운 짐을 메고 페리 선착장에 가봤으나 헛걸음이었다. 괜히 택시 기사들만 꼬였는데 아직 잔지바르행 비행기를 탈 수 있다며 나를 꼬셨다. 특이하게도 잔지바르로 가는 비행기가 더 싸긴 한데(20달러 미만), 나는 택시기사가 못 미더워서 그냥 여기서 하루 숙박하기로 했다. 이래서 신뢰가 가게 말을 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숙박은 저렴하다고 소문난 YMCA에서 했다. 도미토리 15,000실링. 내 방에는 한국인 여자가 한 명 있었다. 나는 YWCA가 별도로 있어서 YMCA는 남자만 오는덴 줄 알았는데 이번에도 내 무식함이 빛을 발했다. 그 여자분은 당연히 나보다 한참 어린줄 알았는데 나보다 무려 4살이나 많았다. 장나라에 버금가는 엄청난 동안-_-; 그분도 회사를 그만두고 세계여행 중이었는데 벌써 이번이 두 번째 그만뒀다고 한다. 내가 가본 곳 대부분은 그 분도 가봤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여행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 중 르완다 역사에 대한 이야기가 매우 흥미로웠다. 잔지바르 다음엔 르완다를 갈까 잠시 고민했지만 이동경로가 애매해져 다음을 위해 남겨두기로 했다.

그 분이 해준 조언(?) 중 또 기억에 남는 것은 회사를 그만두고 장기간 여행을 하고나서도 재취업은 어렵지 않다고 한다. 하지만 회사의 급이 낮아질꺼라는 말을 해주셨다. 내 이전직장보다 더 안좋은 회사라니... 차라리 사업을 하는게 낫겠다.ㅠㅠ

오랜만에 한국말로 떠들어서인지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내일 보게될 잔지바르의 에메랄드 빛 바다를 상상하며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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