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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지난 번에 스쿠터로 돌아본 해변 중 가장 예뻤던 능귀로 이동하기로 했다. 그런데 큰 문제가 생겼다. 어제 사파리 블루를 하면서 심하게 화상을 입은 어깨 때문에 배낭을 메는게 너무 고통스러운 것이다. 숙소에서 달라달라 정류장까지 걸어가는 약 20분 동안 어깨가 너무 아파서 땀이 뻘뻘 났다. 달라달라 말고 그냥 택시를 탈까 생각도 몇 번이나 들었지만 꾹꾹 참고 기여코 정류장에 도착했다. 이 글을 읽는 배낭여행자분들은 어깨만큼은 소중히 보호하세요.ㅠㅠ

능귀까지의 달라달라 요금은 2,000실링. 다르에스살람보다 5배나 비싸지만 그래도 이정도면 잔지바르 물가에서 준수한 편이다. 달라달라는 사람을 더 이상 태울 수 없을만큼 꽉 채운 에야 출발했다. 능귀까지는 약 2시간 정도 걸렸다.

능귀에 도착해서 달라달라에서 내리니 삐끼가 접근했다. 삐끼를 따라 간 곳은 잠보 브라더스(Jambo brothers). 비치가 보이지는 않지만 비치까지 1분 거리로 엄청 가깝고, 가격 흥정도 잘 돼서 그냥 여기서 머물기로 했다. 1박에 35,000실링. 아침 포함. 방은 트리플룸으로 크다. 처음 방에선 콘센트에 전기가 안들어와서 방을 옮겼는데, 옮긴 방은 물이 너무 약하게 나온다.-_-; 그래도 가격과 위치가 만족스러우니 그냥 여기서 쭉 지내기로 했다. 와이파이는 없는데 바로 앞에 있는 식당 와이파이가 미약하게 잡힌다.

쓰린 어깨로 배낭 메는게 너무 힘들었는지 체크인을 하자마자 그대 뻗어버렸다. 하지만 이대로 내 소중한 능귀에서의 시간을 보낼 수 없는 법. 능귀에서 만나기로 한 한국인 3명과 능귀 바다에 풍덩 빠졌다. 같이 스노쿨도 하고 물놀이도 하다보니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능귀 서쪽 해변 앞 바다는 스노쿨을 해도 별로 볼 것은 없었다. 모래가 파도에 자꾸 시야가 좋지 않고, 산호나 물고기도 없었다. 그래도 물 색깔이 예쁘니 에메랄드 빛 바다에 몸을 담군다는 느낌만으로도 행복했다.

생각보다 오랫동안 물놀이를 했더니 숙소에서 씼고 나오자 이미 해가 져버렸다. 능귀 비치 앞 레스토랑에서 일몰을 보는건 내일로 미뤄야겠다.

한국인 분들과 내일 스쿠버 다이빙을 하기로 했다. 하지만 동행분들이 현금이 없어 ATM을 찾아나섰다. 한참을 돌아다니다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었다. 능귀에는 ATM이 없다! 심지어 힐튼 호텔 내에도 ATM이 없었다. 가장 가까운 ATM은 스톤타운에 있단다. 켄드와도 아니고 스톤타운이라니.. 결국 능귀에서 현금을 구하는 유일한 방법은 가게에 일정 퍼센트의 수수료를 내고 카드깡을 하는 방법 뿐인 것 같다. 다행히 나는 어제 스톤타운에서 현금을 왕창 뽑아둔 덕분에 현금 걱정은 없었다.

맘마미아(mama mia)라는 비치앞 레스토랑에서 파도 소리를 들으며 저녁을 먹으며 능귀의 첫날밤을 마무리 했다. 오늘도 피부는 더 탔다. 아니, 화상이 심해졌다. 온몸이 후끈후끈하지만 오늘은 한국 사람에게 부탁해 등에도 약을 바를 수 있었다. 오늘 밤 사이 마법같이 어깨가 다 나아서 내일 산소통을 제대로 멜 수 있었으면 좋겠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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