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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노히라(Ranohira)에 도착해 택시 부르스에서 내리자 마자 역시나 가이드라는 사람이 접근해 왔다. 이름은 기억이 안나지만 나이가 좀 있는 아저씨였는데, 조금 뺀질대는 느낌의 그런 아저씨였다. 나는 감기에 걸려 가이드를 적극적으로 찾아나서기도 귀찮아 이 아저씨에게 이살루 국립공원(Isalo national park) 가이드를 받기로 했다. 단, 오늘은 몸이 안좋으니 일몰 시간에 맞춰 이살루 윈도우에서 일몰만 보기로 하고 내일 하루종일 이살루 국립공원을 둘러보기로 했다.

 

라노히라의 숙소는 마다가스카르 여행 중 가격대비 가장 만족스러운 숙소였다. 방 안에 화장실과 샤워실이 있다는게 이렇게 편했던 것인지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밀린 빨래도 하고, 뜨거운 물로 몸도 지지고, 숙소 식당에서 와이파이를 하며 지부(Zebu) 스테이크도 먹으며 휴식을 취했다.

 

숙소에서 조금 빈둥대니 다시 힘이 나는 듯 해서 라노히라 마을을 둘러보았다. 라노히라는 말 그대로 둘러보기만 하면 구석구석 다 볼 수 있는 작은 마을이었다.

 

약속했던 4시가 되니 가이드 아저씨가 나타났다. 이살루 윈도우에 가기 위해서는 7번 도로(RN 7)를 따라 차를 타고 30분 정도 가야한다. 나는 경비를 아끼기 위해 차를 렌트하는 대신 가이드 아저씨의 스쿠터를 타고 가기로 했다. 가이드 아저씨가 나이가 좀 있어서 인지 속력을 너무 안내서 조금 답답했지만, 멋진 풍경의 7번 도로(RN 7)를 천천히 감상할 수 있는 점은 좋았다. 감기 때문에 택시 부르스 안에서는 제대로 감상하지 못했던 7번 도로는 정말 멋있었다. 양 옆으로 이살루 국립공원의 바위 산이 펼쳐져 더 멋있었다. 운전을 잘하는 사람이 마다가스카르를 여행한다면, 4WD 차량을 렌트해서 7번 도로를 따라 쭉 달리기만 해도 멋진 여행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내가 해보고 싶은 그런 여행이다.

 

우리는 이살루 윈도우에 가는 길에 전망 좋은 곳 군데군데에 들러 경치를 감상했다. 우물에도 방문해서 수영을 할 생각이었지만, 막상 우물에 도착했을 때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수영은 하지 않기로 했다. 가이드 아저씨 말에 의하면 오늘 본 경치들은 내일 이살루 국립공원의 축소판과 같다고 한다.

 

잎이 말라리아의 약으로 쓰인다는 꽃이다. 나는 지금 내가 앓고 있는 것이 감기가 아닌 말라리아가 아닐까하는 마음에 이 꽃을 따갈까 잠시 고민하기도 했다. 아프리카를 여행할 때 감기에 걸리면 말라리아 가능성 때문에 참으로 불안해지는 것 같다. 아프리카를 여행하는 사람들 모두 사소한 감기에도 걸리지 않게 건강관리를 잘하고 다니길 바란다.

 

독특한 선인장.

 

나무인 척 요염한 자세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카멜레온.

 

코끼리 발 나무(Elephant's foot tree). 자라는 속도가 너무 느려 고작 주먹보다 조금 큰 것이 4~500살이나 된다고 한다. 역시 사람이든 식물이든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면 안된다.

 

아쉽게도 오늘은 구름이 짙게 껴서 일몰을 보지 못할 것 같았다. 뺀질이 가이드 아저씨는 은근슬쩍 이살루 윈도우에 가지 않는 것이 어떻겠냐며 속마음을 비쳤지만, 단칼에 거절했다. 이살루 윈도우에 가려고 가이드비를 준 건데 거길 안가면 어쩌자는 거여..

 

이살루 윈도우는 주변이 탁 트인 언덕 위에 창문 모양의 암석이 서있는 것이었다. 창문 모양의 암석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궁금하긴 했지만, 이살루 윈도우 자체는 그것이 다였다. 많은 기대를 가지고 오면 실망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주변 경치가 끝내주기 때문에 가볼만한 장소인 것 같다.. 끝없이 펼쳐진 평원과 이를 둘러쌓고 있는 바위산들. 해가 떨어지기 시작하자 이살루 윈도우를 중심으로 360도 방향 모두 구름 색깔이 핑크빛으로 물들었다. 하지만 야속하게도 해가 떨어지는 지점에만 구름이 걷히질 않아 일몰은 볼 수 없었다. 그런데 일몰보다 더 멋진 것을 볼 수 있었다. 구름 뒤로 해가 넘어가면서 구름이 불타오르는 듯한 광경을 볼 수 있었다.

 

 

이살루 윈도우(Isalo window)

이살루 윈도우를 구경하는 방법은 세 가지가 있다.

  1. 직접 차를 몰아 이살루 윈도우를 찾아가는 방법: 라노히라에서 7번 도로(RN7)를 타고 서쪽으로 약 16km 정도 간 다음 작은 샛길을 따라 북쪽으로 올라가면 된다. 이살루 윈도우가 구글맵에 표시되어 있으니 샛길을 찾는 것이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2. 이살루 국립공원 1일 투어를 하면서 방문하는 방법: 이살루 국립공원 full day 투어에는 일몰 시간에 이살루 윈도우를 방문하는 것이 포함되어 있다.
  3. 이살루 윈도우만 투어 받는 방법: 가이드비 40,000아리아리, 차 렌트 40,000아리아리(스쿠터를 타고 갈 경우 조금 더 저렴하지만 다소 불편하고, 가이드를 안고 타야하기 때문에 여자 여행객일 경우 추천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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