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정말 힘든 이동이었다. 아마 내 여행 역사상 가장 힘든 이동이 아니었나 싶다. 아침 7시에 출발해서 다음 날 아침 10시까지.. 27시간을 좁은 택시 부르스 안에 꼼짝 않고 있어야만 했다. 하지만 문제는 이동 시간이 아니었다. 모론다바(Morondava)의 더위에 방심한 나머지, 나는 옷을 얇게 입고 택시 부르스에 올랐고 어느새 감기에 걸렸다. 오늘은 드라이버 뒷 줄 가운데 자리에 앉았는데, 양 쪽 창문에서 거세게 몰아치는 바람을 피할 곳이 없었다. 나만 빼고 다들 더워하는 듯 해서 창문을 닫아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어, 그렇게 감기에 걸렸다. 밤이 되자 추위가 더욱 심해졌지만 택시 부르스 위에 올려진 내 배낭에 있는 옷을 꺼낼 방법이 없었다. 옆에 외국인한테 부탁해 옷 한 벌을 받지 않았다면 아마 더 심하게 앓았을 것이다. 그렇게 추위에 잠도 한숨도 못잤는데 어느덧 아침이 되어 그 유명한 7번 도로(RN7)에 진입했다. 7번 도로를 달리는 길은 풍경이 아름답기로 소문이 자자하다. 물론 마다가스카르의 다른 길도 모두 멋지지만 그 중 7번이 백미라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나는 끙끙 앓느라고 그 멋지다던 풍경을 감상할 여유가 없었다. 끙끙 앓다가 눈을 떠보면 우와..하고 감탄하다가 눈을 감고, 다시 끙끙 앓다가 눈을 떠서 우와..하고 놀라기를 반복한 끝에 어느새 목적지인 라노히라(Ranohira)에 도착했다. 라노히라엔 아침 10시에 도착해서 마음만 먹으면 오늘 이살루(Isalo) 국립공원을 구경할 수도 있었지만, 컨디션이 너무 안좋아 오늘은 그냥 쉬다가 이살루 윈도우(Isalo window)에서 일몰만 보기로 했다.

 

오늘의 택시 부르스. 모건이 잘 찾아준 덕에 모론다바에서 라노히라까지 갈아타지 않고 한 번에 갈 수 있었다.

 

7번 도로가 아니어도 마다가스카르의 풍경은 멋있었다.

 

나도 힘들어 죽겠구만 옆에 청년이 자꾸 머리를 기댔다. 예쁜 여자여도 봐줄까 말까한 상황인데..

 

라노히라의 숙소는 삼거리에 있는 Hotel Orchidee에서 머물기로 했다. 더 저렴한 숙소가 옆에 있었지만 내 몸 컨디션을 생각해 돈을 좀 쓰더라도 편하게 쉬기로 했다.

 

라노히라 숙소 정보. Hotel Orchidee.

더블룸. 화장실, 샤워실 방 내부에 있음. 35,000아리아리. 영어를 할 줄 아는 아저씨가 있는데 그 아저씨한테 흥정해야 더 싸게 흥정이 가능함. 와이파이는 레스토랑에서 가능.

 

라노히라 마을 정보

라노히라는 '굉장히' 작은 마을이기 때문에 아무런 준비 없이 와도 숙소를 구하는데 별 어려움이 없다. 당연히 ATM이 없기 때문에 미리 충분한 현금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마을 전체에서 달러는 환전이 불가능하고 유로만 환전 가능하다.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